소비자물가는 1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으나, 왜 물가는 높을까?
지난달 물가 상승률이 4% 초반대를 기록, 1년여 만에 가장 낮은 증가폭을 보였다.
석유류가 두 달째 하락하고 가공식품의 상승세도 둔화했지만, 채소류 등 농산물은 오름세를 키웠다.
4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3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0.56(2020년=100)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4.2% 올랐다.
정부는 특별한 외부 충격이 없다면 4%대에 진입한 물가 상승률의 안정 흐름이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작년 말부터 물가 상승 움직임이 둔화되고 있다"며 올 하반기에도 안정화될 가능성이 높다"라고 밝혔다.
이는 전월 상승률 4.8%보다 0.6%포인트 낮은 것으로 작년 3월(4.1%) 이후 12개월 만에 가장 낮은 상승 폭이다.
물가는 지난해 4월 4.8%, 5월 5.4%, 6월 6.0%,7월 6.3%까지 가파르게 치솟았다. 또 지난해 10월(5.7%)과 올해 1월(5.2%)에는 공공요금이 오르면서 전월보다 상승폭이 확대 됐지만 최근 두 달 새 1% 포인트 낮아졌다.
신선식품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7.3% 올랐다.
지출 목적별로 보면 동월 대비 주택·수도·전기·연료(7.1%), 식료품·비주류음료(6.4%), 음식·숙박(7.4%), 기타 상품·서비스(7.4%), 가정요품·가사서비스(6.7%), 의류·신발(6.1%), 오락·문화(3.9%), 보건(1.9%), 교육(2.2%), 통신(1.2%), 주류·담배(1.0%)가 상승했다. 반면 교통(-5.2%)은 하락했다.
품목성질별로는 상품은 전년 동월 대비 4.7% 상승했다. 농축수산물은 3.0%, 공업제품은 2.9%, 전기·가스·수도는 28.4% 상승했다. 반면 석유류는 14.2% 하락했다.
개인서비스는 5.8% 올라 전월(5.7%)보다 상승 폭을 높였다.
외식이 7.4%로 전월(7.5%)보다 둔화했지만 외식 외 개인서비스가 4.6%로 전월(4.4%) 보다 상승 폭을 키웠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4.8%올라 전월(4.8%)과 상승률이 같았다.
또 다른 근원물가 지표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4.0% 상승했다.
자주 구매하는 품목 위주로 구성돼 체감물가에 가까운 생활물가지수는 4.4% 올라 전월(5.5%)보다 상승세가 둔화했다.
OPEC+ 감산 소식에 소비자물가지수의 방향은 알 수 없다.
정부 관계자는 " 국제유가가 올해 배럴당 70~80달러대에서 유지될 것으로 보이지만 중국 경제 상황이나 우크라이나 전쟁 등에 따라 유가가 90달러 이상 100달러까지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 했다. 한은은 현재 배럴당 80달러 수준인 국제유가가 10% 정도 오를 경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2% 포인트 가량 오르는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경제학부 교수는 "국제유가가 높아지면 경상수지 적자와 원-달러 환율 상승 압박이 커질 수밖에 없다"라며 "결과적으로 물가에 상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