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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

[판례] 전문 간호사의 골수 채취와 무면허 의료행위 판결, 무죄

by 제곱법칙 2024. 12. 21.

목차

     

    2023년 12월 12일, 대법원 형사2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의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아산사회복지재단에 대해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동부지법으로 환송했습니다. 이번 판결은 간호사의 진료 보조 행위와 의사의 지도·감독 기준에 대해 중요한 법적 해석 제시한 사례로 평가됩니다.

     

    골막 천자란?

    골막 천자는 환자의 골반 부위를 바늘로 찔러 골수 혈액과 조직을 채취하는 검사입니다. 이는 혈액 질환 진단 및 치료를 위해 필수적으로 시행되는 침습적 의료 행위로, 환자의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골막 천자는 주로 종양이나 혈액 관련 질환을 전문으로 하는 의료기관에서 시행됩니다.

     

    1. 사건의 개요

    1) 기소 배경

    아산사회복지재단은 산하 서울아산병원에서 2018년 4월부터 11월까지 병원 소속 간호사들에게 골막 천자를 통해 골수 검체를 채취하도록 지시한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검찰은 이를 무면허 의료행위로 간주하며 법적 책임을 묻고자 했습니다.

     

    2) 주요 쟁점

    • 골막 천자가 간호사가 수행할 수 있는 진료 보조 행위인지, 아니면 의사만이 해야하는 진료행위 자체인지가 핵심 논란이었습니다.
    • 의료행위의 범위를 규정하는 의료법 해석이 주요 쟁점이 되었습니다.

     

    2. 1심 및 항소심 판결

    1) 1심 판결

    1심 재판부는 아산사회복지재단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 간호사가 검사 목적의 골막 천자를 수행한 것이 의사의 지시와 감독 아래 이뤄진 진료 보조 행위라고 판단했습니다.
    • 검사 목적의 골수 검사가 반드시 의사만이 수행해야 할 고도의 의료행위라고 증명되지는 않았다는 이유에서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2) 항소심 판결

    항소심 재판은 1심과는 다르게 의료법 위반으로 판결했습니다.

    • 아산사회복지재단에 대해 벌금 2,000만 원을 선고하며 유죄를 인정했습니다.
    • 항소심은 간호사가 골수 검사를 직접 수행한 행위는 진료 보조가 아닌 진료행위 자체에 해당하며, 이는 의료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판결했습니다.

     

    3. 대법원 판결

    1)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항소심의 유죄 판단을 뒤집고 사건을 다시 심리하도록 환송했습니다. 이번 판결에서 대법원은 간호사의 진료 보조 행위와 의사의 지도·감독 범위에 대해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습니다.

    a. 진료 보조 행위의 범위

    • 진료 보조 행위는 의사만이 할 수 있는 고도의 전문 의료행위를 제외한 의료 행위 과정에서 수반되는 보조적 역할을 의미합니다.
    • 간호사는 의료기관 내 표준화된 지침 아래 적절한 교육과 숙련도를 갖춘 상태에서 진료 보조 행위를 수행할 수 있습니다.
    • 모든 진료 보조 행위에 의사가 현장 입회할 필요는 없으며, 일반적인 지도와 감독만으로도 충분한 경우가 많습니다.

    2) 골막 천자의 의료적 성격

    • 골막 천자는 반드시 의사가 해야만 하는 고난도 의료행위로 볼 수 없으며, 환자의 상태에 따라 간호사가 수행 가능한 진료 보조 행위에 포함될 수 있습니다.
    • 간호사가 골막 천자를 수행할 때, 표준화된 지침을 따르고 충분한 숙련도를 갖췄다면 의사가 현장에 입회하지 않아도 진료 보조 행위로 인정됩니다.

    3) 의사의 현장 입회가 필요한 예외 상황

    • 환자의 상태가 특별히 복잡하거나 위험한 경우(예: 소아 환자, 골화가 덜 진행된 환자 등)는 의사가 직접 현장에 입회하여 감독해야 한다고 명시했습니다.
    • 이는 환자의 안전과 합병증 예방을 위해 필수적인 조치로 간주됩니다.

     

    4. 대법원의 주요 판단 근거

    1) 간호사의 전문성 인정

    • 종양전문간호사와 같은 자격을 가진 간호사는 해당 분야에서 충분한 전문성을 갖추고 있어 골막 천자를 안전하게 수행할 수 있습니다.
    • 간호사는 진료 보조 행위를 위해 기본적인 해부학적 지식과 검사 과정에 대한 철저한 교육을 이수합니다.

    2) 표준화된 지침 준수

    • 골수 검사는 일반적으로 후상 장골극 부위에서 이루어지며, 환자 간 해부학적 차이가 크지 않아 검사 과정에서 간호사의 재량이 크게 요구되지 않습니다.
    • 의료기관 내에서 표준화된 검사 지침을 준수한다면 간호사의 숙력도로 충분히 안전한 검사가 가능합니다.

    3) 의사의 역할

    • 의사는 간호사에게 검사·행위를 지시하거나 지도·감독할 의무가 있지만, 모든 검사의 과정마다 현장에 입회할 필요는 없습니다.
    • 환자의 상태와 간호사의 숙련도에 따라 감독 정도를 조정할 수 있습니다.
    [판례] 전문 간호사의 골수 채취와 무면허 의료행위 판결, 무죄
    [판례] 전문 간호사의 골수 채취와 무면허 의료행위 판결, 무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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